새벽같이 일톤 복서에
노모를 싣고
주례역 5번 도로변에 풀어놓고 가 버린다
작고 꾸부정한 머리에 덮어 쓴 타올 속
쪼글쪼글한 세월이 박힌 노모가
키위 몇 알
사과 몇 개
펼쳐놓고 박스를 깔고 앉는다
눈부신 햇살 어루 만지며
얼마나 많은 바람이
스쳐 갔는가
꾸벅꾸벅 졸음을 참는
옆구리에
석양빛이 물들어도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는다
따로 사는 자식
원망은 커녕
길거리에 앉아있는 시간이 더 없이 행복하다며
어느듯 노모의 가슴에 가로등이 켜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