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부모님과 함께
때로는 생각이 답답하고
답답하고 쓸쓸한 날에 시고 달콤한 과일처럼
동시 한편 마음에 간직하고
해가 따듯하게 쬐는 날이나
갑자기 어린 시절이 생각날 때
내 마음의 어린 나에게
좋은 동시 한편 생각나게 하고
아이들이 있는 집들은 아이와 앉아
소곤소곤 함께 읽고
어른들도 가끔씩 동시를 보면
좋아합니다.
한번 웃음을 지을 때마다 젊어지듯
동시 한번 볼 때마다 내 생각도
생각날 것 같아요
2 해삼
해삼들은 동그란 모양인데
물고기들은 왜 배 모양일까
해삼 눈동자는
왜 보이지 않을까
이상하다고
이상하다고
꽁지에 항문이 난 해삼
꽁지에 붙은 입으로 우물우물
3 둥근 신발
너 둥근 신발 보았니?
맨발로 모래사장에 한번 들어가 봐
모래 때문에 웃음이 나고
발바닥 사이로 스며들며
지금 발에 딱 맞는
신발 한 짝이 된다.
둥근 신발이야
둥근 신발은
거칠게 발에도
자꾸자꾸 흔들리는 참새 발에도
귀여운 아이들 발에도
거친 어른들 발에도
다 꼭 맞아
둥근 신발 한번 반드시 신어 보아라
4 황새 발자국
발에 찍힌
황새 발자국
머뭇거리며 서있는 자리
무슨 생각으로 주저하였을까
발자국 있는 길이 휘었다
소리 내는 소리 길도 휘었겠지
그러다가
발자국이 딱
지금부터는 몸도 쉬고
일하기 시작 했겠구나
5 꽃도미
줄로 짠 어망 닻줄 낚싯대
늘 낚싯대를 조심하라고
낚싯대만 조심하면
어부에게 잡히지 않는다고
다른 고기들 보라고
항상 낚싯대를 조심하라고
잊어버리지 말고 기억하라고
낚싯대
몸에 알리고 다닌다.
서해에는
낚시 고기도
물고기가 있는 곳에는 무엇이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