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떠나도
김지수
화염 속의 빛나던 그대가 떠나고
쓸쓸한 재만이 그 자리를 지킬 때
얼마나 힘들었니
죄어오는 답답함이 턱 끝까지 차오르고
남은 흔적을 맺힌 눈물로 씻을 때
많이 괴로웠지
바쁜 하루 와중에도 머릿속에 찾아와
문을 두드리며 날 울리던
보라색 사랑이 생각 날 땐
머리 위에 펼쳐진 밤하늘을 봐
수많은 별들은 수많은 세월에 의해
수없이 반짝임은 수없는 아픔에 의해 만들어졌어.
우린 아직 암흑 같은 어둠속에 있고
머지않아 찬란한 빛을 낼 수 있어
우린 여전히 아무것도 없지만
더할 나위 없이 반짝일 거야
가끔은 창문으로 밤하늘을 보는 것 보다
아프게 뚫린 천장 구멍으로 보는 것이
더 예쁘니까
어쩌면 별들이 별자리를 이루는 것 보다
홀로 아늑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하나의 별이
더 빛나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