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조각이 지면에 부서지는 빗방울을 스치듯
나의 자리 또한 흔적이 남지 않았구나
낙엽조각은 거리구석에 부서져 가루가 되기를 기다리고
빗방울은 태양빛에 증발하여 사라지기를 기다리도다
이같이 나의 20대도 온기의 흔적조차 남기지 못한채
부서지고 사라질 것을 떠올리니
서럽도다
남들은 그 흔적을 통장에 배열된 숫자로 생각하겠지만,
내겐 용광로같은 격렬한 뜨거움이니라
내게 30대에 맞이할 봄이 닿기전에
온몸에 용광로의 쇳물을 부어 가장 진한 흔적을
남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