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쌍으로 조화를 맞춰 돌아간다
저기 한 쌍이 걸어온다
저기 한 쌍이 굴러간다
저기 두 쌍이 재잘댄다
여기 신발 한 짝이 가만히 있다
그 한 짝은 자신의 짝을 고대한다
그 한 짝은 차운 바람에도 기다린다
그러다 문득 신발 한 짝은 생각한다
'나는 정말 신발인걸까?'
그 한 짝은 눈을 사알 뜰 뻔한다
그 한 짝은 미련하게도 신발 한 짝이다
여기 신발 한 짝이 가만히 있다
나 하나가 웅크린 채 걸어간다
나의 세상은 쌍으로 조화를 맞춰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