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가리고 싶다

by 키다리 posted Feb 26,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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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드러지게 핀 베란다의 바닥을

물걸레로 문지르는데


청소를 하는 것 뿐인데


소란을 피우는 목소리에 놀라

고개를 돌렸다


유리창을 가로 막고  빠알간 젤라니움 한 송이가

다행히

내 눈을 가려 주었다


자칫 했으면

추악한

저 바깥 세상을 볼 뻔했다

              (요즘 나는 청소하는 재미로 산다/추악한 저 바깥세상/잊고 살려고/젤라니움이/

               하루의 시비를 걸어오는 눈길을 피해/고마움을 느끼게 한다/

               촛불이며/태극기며/제 멋대로 해석하는 에널들의 수다에/멀미나는 세상/

               종일 특검으로 도배되는 TV에/눈을 가린 채/바닥이  닳도록 청소를 한다)

Who's 키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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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사랑 합니다.모두가 시인이라면 세상이 너무도 아름다울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