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by 운봉 posted May 07,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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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근하던 나를 안온히 부리어놓고

푹 곰 삭이다 보면

알싸하게 돌아가는 세상

잠시 망아忘我될 수 있어 넉넉해지거늘

 

가슴 찡한 그리움만 오롯이 남겨두고

객지 같은 고향이 되어버린 내 고향

세월은 너무 멀리멀리 나를 가두어버렸네

 

물색고운 수채화가

철따라 다분히 그려지고

예쁜 비밀 간직한 채 속살거리는

작은 새떼소리 듣는 것도 가슴 떨린다

 

눈 지그시 감고도 그려지는 그림

깊은 속사랑이 송아리송아리 여물어

가슴 뭉클하게 만져지는 그림

 

두 눈으로 바라보기엔 시린 생채기

달콤하고 향긋한 하늘빛에

흥건히 젖은 가슴 한 점 보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