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였을까.
'내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주인공은 내가 아니었다.
내가 정해진 대본과 멀어질수록
허울뿐인 주인공이었다가,
몇 번 등장하지 않는 초라한 조연이었다가,
눈에 띄지 않는 배경이었다.
주인공의 삶은 치열했다.
아무리 발버둥치고 노력해도
대본 속 주인공이 되기엔 역부족 이었다.
우리는 각자의 무대가 있다.
세상에는 수 천개, 수 만개의 무대가 있다.
수 많은 무대에 정해진 대본은 같았다.
우리가 누가 쓴지 모를 대본과 멀어질수록
우리는 이름없는 조연이었다가,
대사 한마디 없는 배경이었다가,
바닥에 놓인 소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