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사랑하는 것>
보름달이 하늘 위로 오르다가
먹빛 구름에 부딪혀 그 자리에 멈춘 순간
네가 나에게 물었다.
달이 좋으냐
보름달은 움직이지 않고 한참을 그 자리에 머물렀다.
보름달이 좋다.
초승달은 서늘하고, 반달은 허전하다.
구름은 미안한 마음인지 천천히 보름달을 감싸 안았다.
달이 무슨 모습을 했던, 어느 하나 달이 아닌 게 없다.
그 순간에 네 눈동자로 떠오른 하얀 달은
서늘함도 허전함도 아닌 다른 무엇으로 나에게 왔다.
너는, 달이 좋으냐
구름이 점점 지나가고, 초승달이 반달로, 반달이 보름달로 바뀌었다.
달은 자리를 털고 일어나 다시 하늘 위를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