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파도에게
거품으로 거두고
나 떠나온 곳으로
이제 돌아가야겠다
우리들 사랑이
갈매기 울음소리처럼 서럽고
해질 녘 만난 노을처럼 눈물겹지만
돌아서 본 저 너머에
너보다 더 아리고
나보다 더 슬픈 것들이
많음을 기억한다면
그조차 모르고 사는 일이
더욱 가슴 아픈
일임을 생각한다면
아픔을 견디며
빛을 내리는 별처럼
돌아가 깊이깊이
출렁이는
이 마음 묻어야겠다
온몸 뒤척이며 우는
너를 두고 돌아서는 일이
내게도 쉬운 일은 아니다만
이제는 우리보다 더 아프고
더 서러운 것들을 위해
보잘것없는 삶의 한 부분이나마
기꺼이 떼어 줄 수 있는 일이
최선의 삶이라는 것은
선홍빛으로 흐르는
저 석양도 아는 일이란다
그러니 파도야
이쯤에서 나 돌아가야겠다
날이 더 어두워지기 전에
파도야 나 돌아가야겠다
철없이 나와 앉은
피안의 등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