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나는 살아있다.
목향..홀라리오페페..
천리향..소브인디아..
산호수..아라오카리아..
긴기아나..고도소피아..
쟈마이카..홍선인장..
치자..사랑초..바이올렛...
내 정원에는
천리향, 치자 보다
긴기아나의 향기가 더욱 짙다.
창밖 산능선으로 기어가는
황토빛 오솔길 그늘 아래로
십자가가 꽂힌 교회당이 보인다.
밤이깊어 모두 잠들고 나면
그 십자가의 불빛도 소멸한다.
그렇게 모두
죽음같은 잠속으로 든다.
언제나 홀로 잠들지 못하고
살아남는 나는
그 어둠의 골목을 되돌아 나와
그림자도 없이 서성인다.
FM 전파도 맥을 못추고
칭얼거리는 기슭..
멀리 또 그 너머로 첩첩..
아스라한 산그림자는
한도 끝도없이 멀어만 간다.
그렇게
불면의 밤을 보내면서
아침 햇살이 나를 흔들어 깨울때면
언제나 어제와 다름없는 풍경들이
다시 내 눈안으로 들어와
소리없이 주저앉는다.
깨어나면
늘..
그런식으로 나는 살아있다
아침이면
머리맡으로 다가오는 햇살이
를 간지름 태워서 깨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