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길
밤새 하얗게
面壁을 하고도
신발 끈 동여매고 문을 나서다
고개 들어 하늘 보니 잿빛인데
사그라지는 별 하나와
눈 마주하다 고개를 떨구다
별은 가슴속에 묻힌 지 오래
이미 내 별이 아닌 게다
일상이 방랑으로
떠돌이가 이골 난 터에
새벽길이 꼭 희망만은 아닌 게다
그래도 다시 새벽을 나서는 것은
아마도 밤 세워 그려놓은 세상
그 놈의 세상 한번 보고자 함인게다.
<솟대문학> 2008년 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