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말할 수 없는 어두움이 좋아
어떠한 단어들을 가져다 바쳐도 설명 못할 컴컴함들 말이야
새벽의 서울보다 어둡고
죽음을 생각해내던 생각보다 어둡고
내 열세 살의 침체기보다 어두운 것들
나는 네 시(視)가 좋아
아무도 존재하지 않는 고요함
시월의 한강에서 담요를 두르고 맞이하던
오전 네 시(恃)의 시간들
닦달을 통해서야 맞이할 수 있었던 네 시의 안부들을
나는 아직도 화장하지 못하고 유골로 품고 있는데
그게 썩어문드러져서 바랜 색만큼의
나는 말할 수 없는 어두움이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