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부는 날의 풀
쓰러질 만하면
곁의 풀이 또 곁의 풀을
넘어질 만하면
곁의 풀이 또 곁의 풀을
잡아주고 일으켜 주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서 이보다
아름다운 모습이
어디 있으랴.
이것이다.
우리가 사는 것도
우리가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것도.
바람 부는 날 들에
나가 보아라.
풀들이 왜 넘어지지 않고
사는가를 보아라.
바람부는 날
들에 나가 보아라.
풀들이 억센 바람에도
쓰러지지 않는 것을 보아라.
풀들이 바람 속에서
넘어지지 않는 것은
서로가 서로의 손을
굳게 잡아 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