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강물은 흐르건만
물살의 악보는
안단테에서
모데라토로
다시 안단테에서
알레그로 콘브리오로 흐르는데
강물을 건너려던 회오리바람
가던 길 잠시 멈춰 서더니
낙엽을 감싸안고는
던지듯 바윗돌에 올린다
나만이 잠에 빠진 것이다
그리 따갑지 않은
햇살 두어줌 내려와
내 두 눈을 번갈아 비비며
잠에서 깨어나라
재촉 아닌 재촉을 하는데
폭포 같은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억지로 눈을 떠
바윗돌을 슬그머니 바라보는데
이미 낙엽은
먼저, 흐른 강물과 함께
저 멀리 흔적도 없이 사라진 뒤였다
강물은 흘렀고
저렇게 또 쉬지 않고 흐르고 있건만
나는 왜 이리
세월을 붙잡아 두고만 싶은지
강물에
낙엽 한 잎 떠내려간다
내, 오늘이 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