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은 얼마나 아픈 휴식인가

by 결바람78 posted Aug 15,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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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은 얼마나 아픈 휴식인가

 

물에 젖은 돌에서는

모래가 부풀어 빛나고

 

저 혼자 걸어갈 수 없는

의자들만 비에 젖는다

 

기억의 끝을 이파리가

흔들어 놓은 듯

 

가방을 오른손으로 바꾸어 들고

느릿한 걸음으로 돌아 온다

 

저 오랜 투병의 가슴

집으로 돌아 온다

 

지친 넋을 떼어 바다에 보탠 뒤

곤한 안경을 깨워

멀고 먼 길을 다시 돌아 온다

 

여행자처럼 돌아 온다

저 여린 가슴

 

세상의 고단함과

외로움의 휘황한

 

고적을 깨달은 뒤

시간의 기둥 뒤를 돌아

조용히 돌아 온다

 

어떤 결심으로 꼼지락거리는

그를 바라다 본다

 

숫기적은 청년처럼

후박나무 아래에서

 

돌멩이를 차다가

비가 내리는 공원에서

 

물방울이 간지럽히는 흙을

바라다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