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찾아 나서다
벌거벗은 영혼은 옷깃을 여민다
안간힘을 써도 스며드는 고독의 냉기를
피해 웅크릴수록 처참한 계절
바위처럼 얼어붙은 몸뚱이 위로 펄펄
눈송이가 날리고 마음 덥혀줄
등불 하나 없는데 또다시 희망의 자취를
찾아 하염없이 길을 걷는다
맑은 눈을 호수처럼 뜨고 부드럽게 가만히
어깨를 감싸 안으며 두텁고 견고한 믿음을 주는 하늘아
세월에 닳아 둥글어진 조약돌을 옛날이야기처럼 길게
나열하고 유유히 밤새워 조잘대며 흐르는 강물아
지쳐 쓰러진 별을 쌓아 불기둥처럼 반짝이는
탑을 만들고 슬며시 대지를 뒤덮는 어둠아
세상에 널린 미소 눈물 슬픔 기쁨 사랑아
오지 않은 것에 대한 그리움아
지난 것에 대한 아쉬움아
만져지지 않는 실체
만져지는 허구와도 같은 너를 찾아
길을 걷는다 길을 걷다 보면 너를 만난다
불완전한 것들과 살아가는 조각난 보석 같은 너를 만난다
조각난 우리가 언제 어디서 만나 하나의 영혼으로 서로
아! 따스하게 안아줄 것인가
걸어가면서 묻는다 묻다 보면 걷고 있다
창백한 겨울이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간다
모퉁이를 돌아온 바람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