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오후 다섯 시
세상에 갓 태어난 병아리처럼
초등학교 생활이 아직 낯선 여덟 살 조카가
미술학원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올 시간이다.
그 때 즈음이면 나는
사람처럼 누워있는 내 옷을
주섬주섬 주워 입고
현관문을 열고 계단을 내려간다.
계단을 내려와 집 밖으로 나온 나는
하원차도 기다릴 겸 운동을 하며
가을의 벼 이삭처럼 노랗게 익어가는
동네의 노을 진 풍경을 바라본다.
도시풍경도,사람들 모습도
이렇게 다양한 것 들을 볼 수 있고
나의 두 다리로 걸을 수 있음에 감사한다.
그러므로 오늘하루 살아 있음을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