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에게
남은 거라고는
조용히 자리를 지키는
허름한 집 한채 일뿐
남긴 거라곤
없는 이 자리에서
마음 텃텃이
조용히 허무하다
폭풍우에서 춤추라는 법을
배우라고 아무리 스스로 다그쳐봐도
그 닳고 닳은 마음에
상처 하나 더 낸다고 한들
달라질 게 있을까
꿈 같은 미래가
눈 앞에 아른아른거려
애써 잡아보려 해도
남는 거라고는
허름한 집 한 채
오 갈 데 없이
해매는 소녀
마음 끝자락에서
힘겹게 나온 한 마디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
"슬픈 사람 하나 없이
홀로
존재하지 않았던
존재가 되고 싶다."
그렇게 이미 부서진 집을
보고서야
소녀는 끝내
눈물을 흘리고 말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