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야 이 소리를 들으렴
네 어미는 겁보에다 엄살쟁이
네 어미 편 들어주련
아가야,
착하고 순한 우리 아가야
수많은 소리 가운데
네 발소리가 가장 가까이서 들리네
지금쯤 너는
목련 망울처럼 안달 나서 고무락 되다가
작은 귀를 세상 쪽으로 기울이겠네
네 손은
잎자루가 길어서 더 예쁜 은행잎 같을게다
네 볼은
고치를 뚫은 나비같이 희고도 투명하리
아가아가 무서워하지마
하나님의 명을 받은 열두 천사가
안락한 둥지로 널 인도 하실게다
네 오는 길목엔 연두 빛 바람 불어
춘의의 새움이 돋고
온갖 새들은 널 위해 노래부르리
봄이면 백분같은 햇발이 팔팔날아
순둥이들의 잠을 깨우고
별들이 다랑다랑 코고는 밤이면
아름다운 목숨들이 착해지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