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로 쓰는 시
김지은
저는 달이 보이지 않아 펜 끝에 힘을 줄 수 없네요
시가 쉽게 쓰여지는 당신은 달을 볼 수 있음에도
밤비에 애써 묻고 부끄러워 하겠죠
아침이 오는 것에 감사해야할 줄 알아야 하는 나는
오늘도 한 줄기 시를 적어볼까
별 없는 밤하늘
김지은
별 없는 이 도시에서 보이는 건 달 세편
스미는 겨울 찬바람에 차분 해질 일 없는 마음이
못 다 잊은 부끄러운 얼굴들을 떠올린다
나도 그대만큼 그리운 것이 있으면 달라질까요
덮은 땅 위 무성한 잔디 위에 다시 새기는 내 이름
불러줄 이 있을까요
사랑할 수 있는 것이 보일 때까지
별 헤는 밤은 돌아오지 않을 텐데
윤동주, '쉽게 쓰인 시', '별헤는 밤' 답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