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한국인 제3차 창작콘테스트> 거울 외 4편.

by 새벽방랑자 posted Feb 09, 2015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1

 

              거울

 

                                                 전기쁨

 

나는 너를 보며 나를 찾는다.

너를 통해 둘이 된다.

 

닮은 듯 닮지 않은 너와

익숙한 듯 어색한 내가 만난다.

 

캄캄한 밤이 아니라면

어디라도 좋아.

 

그저 나를 비춰다오.

 

아름다움이 덧없는 순간도

돌이키면 행복한 때여라.

 

 

 

-2

 

             

                                                      

                                           전기쁨

 

너는 무슨 한이 그리 많아서

갈래갈래 찢어졌느냐

 

꼬일 대로 꼬인 길도 풀어보려

무던히 애쓰는구나.

 

그냥 살아가자

귀 닫고 눈감고 살면 어떠하냐.

 

너는 너무도 빳빳이 서서

세상을 마주하는구나.

 

그냥 가도 어려운 세상인 것을

내가 왜 모르겠느냐

 

다만

네가 지나간 그 길만이

너를 증명하누나.

 

 

 

-3

 

     개미

 

                    전기쁨

 

개미야 솟아라.

개미야 솟아라.

 

흙더미 덮고

겨울잠 자느냐.

알들을 안고

봄날꿈 꾸느냐.

 

풀잠자리 소금쟁이

무섭다 울지 말고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던데

 

솟아라 개미야.

솟아라 개미야.





-4

 

 동백꽃 피는 날

 

                                               전기쁨

 

나는 다만 생각이 많아

남들보다 느리디 느리다.

 

비단날개 고추잠자리도 가고

시끄럽던 개구리도 겨울잠 자는데

 

너는 어이해 피었느냐.

너는 어이해 피었느냐.

 

빨갛게 고운 얼굴

추위에도 빙그레 웃기만

 

에이 갑갑하다

 

나고 지는 인생사는

누구인들 같으련만

무엇이 급해 보채는가.

 

둘래둘래 둘러보고

급하지 않게 가련다.

더 천천히 가련다.

 

    

     

 

-5

 

        

 

                           전기쁨

 

이 길은

내 길이 아니었소.

그 길이 내 길인가 보오.


열 두 갈래 굽이돌아

내 집으로 가는 길


밤이면 어떻고

새벽이면 어떻소.


산비둘기 밤 도깨비

무섭다 하질 말고


기다리는 내 님 향해

어서 바삐 걸어보오.

 

 

 

 








전기쁨

my52krdjssl@naver.com

010-6487-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