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질방
이태열
두꺼운
가마니를 둘러쓰고
막 속으로 엉금엉금
거친 살들 반란이 시작된다
그 뜨거운 가마솥에
사람 속을 태우고 있으니
땀이 숨 막혀 몸 밖으로
탈출 할 수밖에
참 사람들은 독해
오장육부가 열 받아
10 분을 못 버티면서
시원 하단다
땀이 멈추면
수건 동여매고
또 막 속으로 끌려가
오늘 피부들 초 비상이다
12 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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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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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배낭을 |
짊어지고 이산 저산 |
기웃거리며 많이도 다녔는데 |
실례가 되지 않았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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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
올 한해 마음도 몸도 |
나이를 거꾸로 먹었소 |
다소 한 올 희어지긴 했어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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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남은 12 월 |
더 넘길 장 없으면 |
새롭게 1 월부터 시작하겠지 |
아쉽고 목 놓아할 일 뫼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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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
옷깃을 세우며 |
상고대 만나기 위해 |
스케줄을 뒤적거리고 있다 |
새해 일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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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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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깨워 |
이불 속 남겨두고 |
새해 첫 일출 만나러 |
근교 제일 높은 곳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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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 자리 잡고 |
겨울 새벽 손발이 얼어도 |
서서 또는 추위를 깔고 앉아 |
밤이 지나가기를 기다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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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곳을 바라보는 |
시선은 간절하다 |
동쪽 끝 불 켜고 |
소원을 밝혀주시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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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둥둥 북소리 심장소리 |
어둠 속 붉은 서막 희망이여 |
올해는 원하는 모든 것을 |
이루어지게 해 주소서 |
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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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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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
눈이 얼마나 많기에 |
세상을 온통 하얀 색으로 |
덧칠하고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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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한 |
사람들 마음까지 |
하얀 눈으로 흔들 수 있다니 |
너는 분명 마술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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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도 개들도 |
가던 길 멈추고 |
하늘만 쳐다보네 |
오늘 우리 신나게 놀아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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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여 |
멈추지 말고 흠뻑 뿌려주소서 |
추위도 신호등도 해야 할 일도 |
장바구니에 넣어놓고 그냥 행복하게요 |
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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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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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오거나 |
술 취해 또 다른 모습 |
고기냄새 세상냄새 다 묻혀 와도 |
씻으라고 잔소리도 하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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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겨진 몸을 |
다리미판 위에 누워 |
한 숨 자고나면 |
새 옷처럼 펴지려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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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했던 하루 |
하나씩 내려 놓고 |
밤새 에너지로 충전 시켜주는 |
고맙고 사랑스런 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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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도 틀어놓고 |
깔끔하게 청소도 하고 |
맛있는 저녁도 같이 먹자꾸나 |
오늘은 네가 주인이다 이태열 010-4586-848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