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차 창작콘테스트 시 공모 <찜질방 외 4편>

by 바위섬 posted Jan 08,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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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질방

 

                     이태열

 

두꺼운

가마니를 둘러쓰고

막 속으로 엉금엉금

거친 살들 반란이 시작된다

 

그 뜨거운 가마솥에

사람 속을 태우고 있으니

땀이 숨 막혀 몸 밖으로

탈출 할 수밖에

 

참 사람들은 독해

오장육부가 열 받아

10 분을 못 버티면서

시원 하단다

 

땀이 멈추면

수건 동여매고

또 막 속으로 끌려가

오늘 피부들 초 비상이다

 

 

 

 

 

 

 

 

 

 

 

 

 

 

 

 

 

 

12

 

                      이태열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이산 저산

기웃거리며 많이도 다녔는데

실례가 되지 않았는지

 

덕분에

올 한해 마음도 몸도

나이를 거꾸로 먹었소

다소 한 올 희어지긴 했어도

 

이제 남은 12

더 넘길 장 없으면

새롭게 1 월부터 시작하겠지

아쉽고 목 놓아할 일 뫼 있을까

 

오늘도

옷깃을 세우며

상고대 만나기 위해

스케줄을 뒤적거리고 있다

 

 

 

 

 

 

 

 

 

 

 

 

 

 

 

 

새해 일출

 

                     이태열

 

잠을 깨워

이불 속 남겨두고

새해 첫 일출 만나러

근교 제일 높은 곳으로

 

틈새 자리 잡고

겨울 새벽 손발이 얼어도

서서 또는 추위를 깔고 앉아

밤이 지나가기를 기다린다

 

한 곳을 바라보는

시선은 간절하다

동쪽 끝 불 켜고

소원을 밝혀주시기를

 

둥둥둥 북소리 심장소리

어둠 속 붉은 서막 희망이여

올해는 원하는 모든 것을

이루어지게 해 주소서

 

 

 

 

 

 

 

 

 

 

 

 

 

 

 

 

 

                이태열

 

하늘에

눈이 얼마나 많기에

세상을 온통 하얀 색으로

덧칠하고 있을까

 

멀쩡한

사람들 마음까지

하얀 눈으로 흔들 수 있다니

너는 분명 마술사요

 

새들도 개들도

가던 길 멈추고

하늘만 쳐다보네

오늘 우리 신나게 놀아볼까

 

축제여

멈추지 말고 흠뻑 뿌려주소서

추위도 신호등도 해야 할 일도

장바구니에 넣어놓고 그냥 행복하게요

 

 

 

 

 

   

 

                      이태열

 

늦게 오거나

술 취해 또 다른 모습

고기냄새 세상냄새 다 묻혀 와도

씻으라고 잔소리도 하지 않는다

 

구겨진 몸을  

다리미판 위에 누워

한 숨 자고나면

새 옷처럼 펴지려나

 

수고했던 하루  

하나씩 내려 놓고

밤새 에너지로 충전 시켜주는  

고맙고 사랑스런 집이다

 

음악도 틀어놓고

깔끔하게 청소도 하고

맛있는 저녁도 같이 먹자꾸나

오늘은 네가 주인이다


이태열

010-4586-84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