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꽃 외 4편

by 문학생 posted Feb 10,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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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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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심하게 바라보았더랬지요

종일토록 바라보았더랬지요

대단한 보석으로 치장한 것도

왕처럼 높은 것도 아닌데

눈이 안 떨어지더랬지요

 

어머니의 손길

 

길을 걷다

햇빛이 볼에 닿는다

 

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올려다 본다

 

따스하고 부드러운

어머니의 손길

 

볼을 조심히

손으로 감싸고는

활짝 웃어 보인다

 

어머니는 여전히

이 아들이

걱정되시나보다

 

심장 박동

 

유난히 추웠던 겨울

한 허름한 방 안에서

한 어린 생명을

하늘이 데려가려

하고 있었다

 

그 어린 생명을

계속 울며 불러가며

찬 이불과 요를

자신의 체온으로

덥혀가며 품안에

안고 있는 어머니

 

어린 생명의 소리가

사나워져가고

어린 생명의 몸부림이

굳어져 가고

어린 생명의 눈이

빛을 잃어간다

 

어머니는 간절하게

하늘한테 빌고 또 빌며

어린 생명을 더 강하게

끌어안는다

 

어머니의 심장과

어린 생명의 작은 심장이

닿아 서로를 꼭 붙든다

 

가엾은 생명의

심장이 멈춘다

어머니의 심장이

괴로움에 격해진다

 

차라리 멎으렴

차라리 멎으렴

어머니는 울린다

 

아가 너없이는 안된다

아가 너없이는 안산다

어머니는 울린다

 

하늘이 데려간 생명이

품에서 서서히 식는다

 

살아만 준다면

살아만 있어주었다면

 

어머니의 심장이 멎는다

 

어머니의 몸은

멈춰가면서도

자신의 생명을

더 강하게 끌어 안고

품에 담는다

 

하늘이 심장소리를 듣는다

 

어머니와 어린 생명의

심장이 마주 닿은 채

같은 박동수로 울린다

 

그 울림이

그 어떤 소리보다

마음을 감싼다

 

그 울림이

그 어떤 빛보다

따스하게 안긴다

 

어머니 

 

온 세상을 하얀 눈이 덮은 날

길가에 노란 어미 고양이

자기 몸으로 새끼들을 덮고 있다

자기도 추워 벌벌 떨면서도

뜬 눈으로 새끼들을 지키며

자신의 체온을 나누어 준다

 

너도 어머니구나

 

잃어버린 생명 

 

진달래꽃 한 송이가 피었었던 자리에서

작은 생명 내음새를 찾아보려 애를 쓰네

희미하고 희미하게 마음속에 다가오는

작고 귀한 생명의 빛 사랑하고 사랑하네

생기 잃은 내 모습을 비참하게 바라보며

앞만 보고 쉴 틈 없이 살아온 날 아파하네

기계처럼 모두모두 같은 목표 같은 꿈을

바라보며 하루하루 반복되는 삶을 사네

그 어디도 생명소리 들려오지 않는 이 곳

나는 언제 내 생명을 어디에서 잃었는가

사람소리 생명소리 들려오지 전혀 않네

어린 시절 펼쳐졌던 내 날개는 사라졌고

온 몸 가득 품었었던 온기 생기 없어졌네

마음속에 눈물 가득 차오르고 차오른다

간절하게 부탁하오 나는 제발 살고싶소

하루라도 나 자신이 숨을 쉬며 살고싶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