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한국인 제27차 콘테스트 가는길 외 4편

by 그대로,그렇게 posted Jan 3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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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길 

아침 느지막이 일어나 떠나 채비를 한다.

바람은 차 발을 얼리고, 따뜻한 국물은 속을 채운다.

입에서 입김이 따스히 얼굴을 지나고,

장갑의 구멍 사이로 다시 손을 시리게 한다.

버스에 올라가는 길을 이렇게 바라본다.

알 수 없는 상황이지만 공감하고, 추측해본다.

그렇게 긴 시간과 함께 가는 길에 도착한다.

주변엔 상냥한 잡음만 들리고 오로지 내 발소리에 집중할 수 있었다.

한 걸음과 한 번의 내뱉음이 교차하며 길을 다시 걷는다.

그리고 가는 길.




자리

그곳엔 네가 있었다.

주변의 따뜻한 온기와 함께 너는 너의 흔적을 남겨두었다.

그 흔적을 다시 보고 싶어 사소한 거 하나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기억 속 너만 보이듯 흔적은 남아있지 않았다.

나에겐 이리도 크게 작용하는 네가 다른 이에겐 약간의 눈 깜박일 뿐으로도 작용 안 하네.

나에겐 어떤 것보다도 소중한 너의 흔적 하나가 다른 이에겐 하나의 쓰레기일 뿐.

네가 서 있던 눈밭 위의 발자국을 지키려 몸을 웅크려 보지만 바람과 하늘은 그저 자기 일을 해 흔적을 지운다.

그 자리엔 이제 아무것도 없는 하나의 길로 전에도 그랬듯이 그렇게 있다.

나만의 기억만 그 자릴, 그 흔적을 알고 있구나.




그때 그 미소

그땐 아무렇지 않게 너의 미소 볼 수 있었는데

그땐 아무렇지 않게 너의 웃음소리 들을 수 있었는데

지금에서야 그때의 너의 미소 떠오르고

지금에서야 그때의 너의 웃음소리 기억나네

지금은 이렇게 선명하게 너의 미소 웃음 기억나는데

그때의 난 왜 아무것도 기억 못 하고 그때 그랬지

나 너 배려한다고 너 나 이해해주길 바라는 그때의 나

왜 가장 가까웠던 너에겐 말 못 했을까

왜 가장 가까운 널 보내려 했을까

이제 점점 너의 웃음 지워지고

이제 점점 너의 미소 흐릿해 잊힌다.





청춘

가는 게 좋아 계속 주었다.

그래도 웃어주니까

앉는 걸 좋아해 않아 이야기했다.

계속 들어주어서

세월의 시간은 저 멀리 가고 있지만

아직 그 뒷모습 볼 수 있어 나 이렇게 앉아 이야기하네.

잘 가는 모습 보고 싶어 나를 되돌아본다.

이제는 희미하게 지나가는 그 뒷모습 보며

상 위에 있는 이 잔을 비우며 내일도 어제처럼 잔 비우며

눈 밑 주름을 새긴다.





용기

그때 내가 말했으면 넌 일찍이 왔겠지.

그때 내가 참았으면 넌 일찍 갔겠지.

그 울분 토해내며 널 찾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목까지 차오르는 눈물 넘치지 않게 소리 질렀지.

이 말 한마디 하기까지 수많은 생각을 했다면

그걸로 이미 난 충분하니까.

가슴이 뜨거워지며 가만히 앉아 잊지 못할 만큼의 억울함을

나만 가지고 있는 이 세상에 원망, 그들을 못 보는 나에게 원망.

소중히 해야 할 추억을 지나가는 사람들 보듯 스쳐 지나가면

그 울분 토해 용기로 답해야지.













응시자 : 임채승

이메일 : dla147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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