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창작콘티스트 노심과추억

by 영우은지 posted Feb 21,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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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심과 추억

최 정호

째깍째깍 시침은 돌아가련만

쳐다보고 또 봐도 해는 제자리

배고파 저녁끼니 목 빼는데

게으름 피우고 딴전만 부리고

달그락달그락 쌀 바닥 긁는 소리

여린 가슴 수세미질 하고

옆집보리 누렇게 익어 가건만

뒷심 자랑하는 파란입새 우리보리밭

뛰고 달려할 어리고 젊은 날은

날개 부러진 새되었고

흐르는 날들 창고 속

뽀얗게 먼지만 쌓여갔고

나 이제 기우는 한나절

붉은 점 입새 되고

자투리 앉아 있는 쪽빛마저

달랑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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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림 사 보리밭

최 정호

집 뒤 언덕에 오르면

눈앞에 버틴 봉실 산 중턱 학림 사

보리밭 눈에 가득 들어왔었고

아침햇살 가득히 확대경 통하여 보리밭 비쳐줘

파랗게 쑥쑥 자라는 학림 사 보리

양팔 벌여 눈바람 막아주는 봉실 산

햇볕 잘 받는 양지 뜸 보리밭

우리보리밭 땅바닥 달라붙어 잠깰 줄 몰라

겨울양식 쌀독 바닥 긁었는데

배불릴 쪽 밭보리 비리비리 굼벵이

옆집 보리 탐스럽게 종종걸음

언제나 일등

학림 사보리 무성하게 성큼성큼

누렇게 물들어 영글어가는 학림 사 보리

누른빛 번져가는 이웃 보리밭

느릿느릿 목 빼고 기지개켜는 쪽 밭보리

쑥쑥 자라라 손 모아도

비실비실 허우적허우적

 

 

 

 

 

 

 

 

 

 

 

 

 

 

 

 

 

 

최 정호

후드득 꿜꿜

꿩 떼가 옆 산을 향하여 공중에 떴다

열 오십도 아니고 백오십 걸음도 넘으련만

슬슬 꽁무니 빼도 눈치 채지 못 할 터인데

빠른 발 아끼려 날기부터 하나

목 비틀려드나 자지러져 꿜꿜

챙기지 못한 꽁지깃털

날개바람 올라타고 나폴 나폴

알 깨고 나올 때부터

달아나고 쫓기는데 닳고 닳아

기침소리 돌팔매질도 없는데

솔방울만 떨어져도 화들짝

쫑긋 부엉이 귀 되어

지래 겁먹고 날개야 날 살려라

완주 못할 단거리 선수

꽁지 날리며 날고 본다.

 

 

 

 

 

 

 

 

 

 

 

 

 

 

 

 

 

 

 

 

 

 

독사의 허물

최 정호

참전50 주년 잠실체육관

산골 울릉도까지 몰려온 참전용사들

빗발치는 총알 붉은 심장 향하고

빛과 어둠 가르는 전장 속

몸을 던졌던 그 젊음 그리워

얼룩무늬군복 무거운 군화

화려하게 빛나는 훈장 견장

치장하고 멋 부려

목젖 세워 합창도 해보지만

날카롭게 빛나던 눈빛 돋보기 안에

목 세운 독사의 서늘함은

풀 섶의 덩그런 뱀 허물

 

 

 

 

 

 

 

시와 포도

최 정호

포도 박사 컨설턴트 말

사정없이 솎아주세요

아까워도 열 알 중 일곱은

세알 키울 때 상품도 돈도 되네요.

말해도 듣지 않아요.

겨우 세알 따고

나도 네다섯밖에 못 따요.

시도 마찬가지인가

초짜는 하고 싶은 말이 많아

근사한 멋진 말 다 끌어 모아

나열하다 보면 수필

포도 섞어내듯 가차 없이 자르고

버려야 된다는 것을

초보생도 눈을 뜨나보다.

 

성명 최정호

 010 8237 0844  kingjung931@naver.com

전북완주군 봉동읍 봉동중앙로53-18 주공아파트 102-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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