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공모전 참여) 청춘, 슬픈 거세 외

by 다라암 posted Feb 2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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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슬픈 거세>

 

 

 

할 줄 아는 게 없는

청춘들이여

 

너희들은

전부 거세당했다

 

남들과 다를 바 없는

굴러가는 시간 속에서

 

나는, 그리고 너는

무엇을 건졌는가

 

건강이 사라지고

젊음이 사라지고

열정이 사라졌는데

 

그 손에

지금 무엇을 쥐고 있는가

 

텅 빈 두 손을 보며

네 삶의 비참함을 곱씹나

아니면 탯줄로 이어진

어미의 낡은 치맛자락을 원망하는 건가

 

청춘들이여

너희는 전부 거세당했다

 

, 돈으로 살 수도 없는 젊음이

그 찬란하여 아름다운 것이!

초침이 지나서 영원히 흘러가면 돌아오지 못해

그래서 보석 따위보다 값진 시간들이!

 

전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낭비였음을

깨달아라

 

제발

그리하라 지금의 청춘들이여

깨달아라 시작될 청춘들이여

 

거세당한

우리들의 청춘을 위해서

 

 

 

 

 

 

 

<단장斷腸>



 

 

울음이 들려온다

 

서글픈,

달래지도 못할 울음

 

네 우는 것이

내 뜻이 아님에

 

오히려 서글퍼지는 것을

 

너는 누구의 중력에 이끌려

첫 울음을 토해냈는가

 

 

 

 

 

 

 

<신이 당신을 용서할지라도>

 

 

 

당신은 알고 계실 테죠

내 가슴이 토해내는 슬픔의 출처를

주먹으로 툭툭 치대 봐도

가시지 않는 이 먹먹함의 정체를

 

어떻게 해야 이 울음이 가실까요

당신은 알고 계실 테죠

 

아직도 아른거리는 듯 해요

물기 젖은 목소리, 울음소리, 숨소리,

슬그머니 발밑을 잠식하는 소리,

그것에 겁먹은 어린 떨림들이,

, 신이시여 부르짖는 애원들이

 

이미 지나간 일이 되어버렸어요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되어버렸어요

 

그래서 더 아픕니다

천 갈래, 만 갈래로 찢기는 것보다

귓가에 아른거리는 소리들이

내 스스로를 비난하게끔 만들어요

부끄러워 쥐구멍에 머리를 들이밀게 해요

 

, 당신은 아실 테죠

알고 계실 테죠

 

아니,

당신은 알아야만 해요

당신이 알지 못하면 그 누가 알겠어요

부디 저보다 슬퍼하세요

제발 저보다 부끄러워하세요

 

그러면, 어쩌면, 아마도

당신의 신께서는 당신을 용서하실 줄로 믿습니다

 

 

 

 

 

 

 

<값싼 즐거움>

 

 

 

내 즐거움은 꽤나 값싼 것이어서

 몇 푼으로 쉬이 살 수 있는 것이라

쉽게, 언제나처럼 누릴 수 있음이다

 

어디보자, 어디보자, 내가 산 즐거움을 보자

오호라, 요것은 참으로 쓰임이 많구나

이것이 이슬이 되었다가, 눈물도 되었다가,

시름을 잊게 하는 명약이 되는 구나!

 

세상이 요지경이라 네가 돌고

살아가는 게 요지경이라 내가 돌고

 

땅이 돌고, 하늘이 돌고, 전봇대가 돌고,

골목이 돌고, 녹슨 철문이 돌고, 마누라 얼굴이 돌고,

자식새끼 자는 꼴이 돌고, 삶에 찌든 내 얼굴이 돌고,

돌고 돌고 돌고 몽땅 돌고 돌면

 

어이구, 내일 출근해야지

값싼 즐거움에 밀어 넣은 것들이 떠올라

푸푸 숨을 내쉬게 만든다

 

그래도 좋은 것은

분내는 안 나도 정겨운 살 냄새 나는

마누라 옆구리에 얼굴을 묻으면

눈이 절로 감기어 수마가 몰아친다

그래, 그래, 그것으로 족하다

 

 

 

 

 

 

 

<아름다운 왜곡>

 

 

 

사랑에 관한 기억들은

전부 불태워 재만 남길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재투성이 속에서

내 입맛에 맞는 것을 골라내는 것이다

 

어차피 세월 속에 어긋날 기억이라면

아름답게라도 남기고 싶다

 

사랑은 왜곡되어야

내 이기적인 마음을 감출 수 있다

 

그래야 비로소 내 사랑이

아름다운 껍질을 뒤집어쓴다

 

 

 

 

 

 

 

 

 

오랜만에 속에 든 것을 토해내네요.

덕분에 홀가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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