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 안 낀 거울
떼 안 낀 거울이 되어
너의 모습 그대로를 담고 싶다.
네 속의 순수함을 담아내고,
네가 가진 부족함도 담아내고,
네가 가진 기쁨과 아픔들 모두 모두어
내 가슴에 간직하고 싶다.
너와 눈동자를 맞추며
네가 가는 길에 발맞추어
흘러가는 세월 속을
너와 함께 흐르고 싶다.
봄에는 사뿐사뿐
여름에는 뚜벅뚜벅
가을에는 사각사각
겨울에는 뽀득뽀득
언젠가, 알 수 없는 계절이 오면
고개를 떨군 채 힘없이 걷기도 하겠지만
함께라면, 알 수 없는 이 세상도
이해할 수 있으리라.
그렇게 한결같은 모습으로
네 곁에 서성이는 그림자가 되고 싶다.
너의 삶을 비추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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