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콘테스트 유자외 4편

by 풋사과 posted Feb 06,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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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

 

바람에 익은 열매는 노란 침이 고인다

빛에는 칼이있어 세월이 할퀸 마디에 옹이가 자라

단단해진 피부가 두꺼워서 억척스런 시간의 속은 신 맛

 

칼을 지우는 바람을 당겨 보면 손마디에도 새콤한 맛이 돌아

여린 자식들도 잎사귀 뒤에서 영글어 갈 수있다

그것은 한 겹 두터운 껍질을 벗겨 내야만 볼 수있는 자극은

아마도 그 바람에는 노란 자극이 물들어 있는 탓이다

 

샛노랑, 그 모습만 봐도 입안 가득 고이는 건

바람 뒤에 숨어 흘린 한숨처럼 짙은 그림자의 맛

분화구의 표면을 닮아 두터운 속보다 인상을 찡그리게 한다

시련을 담은 알갱이가 톡톡 터지면 질끈 인상이 쓰이는 맛은

옹이 박힌 손으로 키워낸 숙성된 만월의 밝은 맛이다

 

노란 빛깔이 글썽일 때마다 입안에 침이 돌아

한쪽 눈이 질끈 감기는 현상은 개기월식이다

 

 

 

 마트 료시카*

 

웅크린 지난 시간은 날개가 있다

현재의 시간은 방황이지만 미래의 시간은 날개도 없고

발도 없이 좀처럼 오지 않는 굼벵이같

아무래도 저 굼벵이 속에는 방황이 들어있을 것이다

방황을 배출하면 방황 속에 날개가 돋을까

양파의 껍질을 까보면 알맹일까 또 다른 껍질일까

벗기면 벗길 수록 내적 갈등에 짠물이 흐른다

세월의 껍질을 벗기면 매운 시간이 내면의 다른 나를 빼 놓는다


같은  모습, 같은 유전자로  출산하는  엄마같는 것

엄마의 시간은 날개가 있고 나의 시간은 갈등이다

시간 속에서 왔지만 시간 속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시간은

양파를 까 듯 매운 고뇌만 글썽이게 한다

도대체 알맹이는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

방황도 과거로 웅크리면 날개가 돋을까

 

* 러시아의 인형

 

 

그리움 건지기

 

눈물샘으로 두레박을 내려요

그 속에는 외로운 혀의 쓸쓸한 모습이 둥둥 떠 다니고

밤이면 하늘이 몽땅 들어와 불을 켜기 시작해요

 

눈이 반짝일 수록 혀는 갈증이 심해져요

그럴 때마다 한 모금 샘물을 퍼 마시는 별무리

그 중에서도 유난히 반짝이는 별을 건져 올려요

건진 별에서 익숙한 낯익은 음성이 들려와요

외로움을 품지 못해 울다가 그만 솟아 오르는 어머니

두레박으로 퍼 올린 세월이 서러워 웁니다

거기에는 별이된 어머니의 눈동자 둥둥 떠 있고요

 

외로움의 두레박을 길어 올릴 때마다 그리움은 커져가죠

큰 소리로 울 때만 버선발로 달려 나오던 별무리

눈시울에 맺힌 샘에서 유난히 반짝이는 그리움 하나

머나먼 시간 뒷편의 이야기를 건지고 있었죠

 

 

 

아버지와 소금

 

구레나룻에다  퍼런 바다를 널었죠

해풍을 풀어 놓을 때마다 하얗게 뼈대를 드러내는 속

버석거리는 턱수염이 가려운건 볕이 찌르기 때문

실연처럼 아린 통증의 눈물이 있었죠

 

입술 위로 바다가 뚝뚝 질 때처럼 시린 기억

벅찬 가슴과 절망을 마주 할 때면 눈물은 퍼런 염전이 되었죠

작은 의미는 큰 풍랑으로 출렁거립니다

 

동공에 담수로 남겨진 허연 각질에 미세한 의미가 흐릅니다

구레나룻을 바삭 말려 보면 뼛가루가 솟구치는 걸 알 수있어요

사랑도 야위다 보면 눈물 속에서 바다가 출렁이는 걸 알 듯이

바다의  앙금이 유물로 남겨질 때만 숙성된 맛이 나요 

 

태양의 알갱이로 이마에 소금꽃을 피우는 아버지

증발하는 구레나룻에는 일생의 한숨으로 피운

허연 서리가 바다를 그리며 자라납니다

 

 

 

아령

 

안배한다는 것은 균형의 묘미랄까

삶이 때론 힘겨워 질 때 과로를 누르는 무게에

반발의 활력이 솟지만 육체에 가해지는 중량감에 반발하는 근육

균형미를 위해 같은 모양, 같은 무게로 좌우의 비중이 균일하다

 

근육에 끼는 게으름을 털어내려 부지런한 힘의 안배

삶을 누르는 무게가 그 과잉된 칼로리를 쫙 빼는 힘이지

심신을 단련하는 지배자의 허튼 몸짓에는 늘 숫자가 생기지

그 산술적 감각을 안배하는 균형점을 들어보면 가볍다가도

결코 가벼운 대상이 아닌 걸 후회하게 되는 것

 

노후가 늘 중요하 듯 말년에 지긋이 누군가에 짐이 되는 건

쫙 빼야 하는 욕심을 내려 놓을 때를 아는 것이지만

아령의 무게처럼 내려 놓지 못하는 필요 악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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