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문학 한국인 시 공모 (아름다운 향기 외 4편)

by 밤하늘가장큰별 posted Feb 09,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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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향기 : 가향

 

눈이 소복이 쌓인 흙에서

한 송이 꽃을 보았습니다.

 

그 송이는 연약하고 여려 보이지만

강직하고 아름다운 꽃임을 보여주었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눈에 쌓여 있는 여린 잎일지도 모르지만

 

그대에겐 차갑고 하얀 눈이 가릴 수 없는

강렬하고 아름다운 향기가 먼저 있었습니다.

 

그 송이는 화려한 색감이 아니라

그 송이만이 가지고 있는 향기를 내뿜었습니다.

 

그 송이는

눈감고 있어도 느껴지는 향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겨울에 태어난 당신처럼

 

(부재_ 엄마)

 

소녀에게

여기 소녀처럼 어리고 가녀린 작은 새가

목 놓아 구슬프게, 울고 있다.

왜 우느냐 물어도

대답 없는 작은 새에게

또 물었다.

무서워서 우느냐

아니면

못 견디게 힘들어 우느냐

 

그래도 대답 없는 소녀에게

괜찮다, 괜찮다.

가슴 먹먹해지는 위로를 하니

울기만 하던 소녀는

 

작은 날개로, 저 멀리

 

더 담담하게, 더 힘차게

날아가 버렸다.

또 어디선가 울고 있을 소녀에게

 

괜찮다, 괜찮다.

 

(부재_ 엄마2)

 

눈물

 

말 한마디 보다 더 와닿게

몸짓 하나보다 더 인상 깊게

마음에 스치고

 

사무치는 감정에서

때로는 아무 이유없이

붉은 뺨을 타는

 

셀 수 없는 방울들

그 안에 서려있는

말로는 설명하지 못할 감정들

 

앞을 볼 수 없게 되고

마음을 무디게 하고

입을 열지 못하게 만드는

 

감정 앞에 진실함을

보일 수밖에 없는

감정을 담은 물이다.

 

별똥별

 

검정 도화지에

밝은 줄 하나 그어본다

 

어둠이 가득 찬 곳에

줄 하나 긋는 것이 뭐 그리 희망적이며

기쁜 일인지

 

추락하며 다 떨어지지도 못해 없어지는 것이

무엇이 낭만적인지

 

소원을 빌어보고

두 손을 꼭 모은다.

 

두 손을 모았더니 어두운 밤하늘에

그어진 밝은 빛 한 줄기는

어둠을 더욱 짙게 만들었다.

 

차가운 색 공기

 

어느새 풍경은 포근한 색을 뒤로 하고

차츰

차가운 색으로 칠해지고 있다

 

포근함을 곁에 두고 그 위에 덧칠하듯이

천천히,

물들었다.

 

이제 차가운 색으로 온 세상이 뒤덮혀

겨울의 나날들로 가득찰 것 이다.

 

감정. 쓸쓸한 건지, 외로운 건지 모를 느낌들을

이 차가운 색 공기가 가져가서

나를 다독이며, 감싸 안아 회색으로 감돌았다.

 

이제 곧 그런 계절이 간다.

그때 까지만 아파하고 싶다.






taeum1221@naver.com

김태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