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진 교실, 네모난 책상
틀 안에 갇혔다.
직사각형 교과서를 펼치자
멀미가 난다.
손사래를 치며 거부를 해봤자
점점 더 조여 오는 입시전쟁
푸른빛을 띤 칠판이 흐릿해진다.
달달달 외워가는 수학공식과 영어단어에
나는 멀찌감치 서 있는 밀랍인형이 되어 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
고 했던가.
결국 나는 틀 안에서 해답을 찾기로 했다.
내 꿈에 대한 수천 번의 질문과 답
꿈을 이루기 위해
틀 안을 빙빙 배회하며 낚시질을 하고 있다.
어느 날은 작은 피라미 한 마리 낚아 올리고
또 어느 날은 허탕을 친다.
그러나 대어를 낚기 위해서
인고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낚시광의 이야기를
믿는다.
무료한 시간을 잘 견뎌내는 일마저
내가 점점 성장하는 과정이 아닐까?
휘파람을 불며 황량한 호숫가에 앉아
낚시를 즐기는 낚시광이 되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