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킬 앤 하이드
내 눈앞에 있는
이 거울에 비치는 사람은
도대체 누구인가.
나와 똑같지만
또 나와는 너무 달라
끊임없이 부정하다가
내 눈앞에 있는
이 거울에 비치는 사람
그대는 누구인가
나는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나와는 다른
추악한 몸뚱이에
처절하게 번뜩이는 그 눈동자
아, 이 얼마나 간악스러운가!
흉흉한 짐승을 향해
칼을 한껏 휘둘렀다
다시 내게 돌아오는
무자비한 형벌의 무게
벗어나려 몸부림치다
솟구치는 붉은 장미들의 향연에
꼼짝없이 사로잡힌 나는
쓸쓸히 눈 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