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가는 대로
흘러가는 대로 살자
계절이 변해가는 대로 살자
하늘이 이끌아가는 대로 살자
후회와 고뇌는 지나가버린
먼 과거에 놔둔 채
걱정과 불안은
기억의 바닷속에 감춘 채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자
하나둘씩
그 시절에 나는
뭐라도 되는 줄 알았나 보다.
모두 나에게 소중하고
과분한 존재들 이었는데
하나둘씩
내게서 사라졌다
하나둘씩
나는 그들에게서
잊혀져갔다.
더 이상 내가 그들에게
아무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시 다시 그때처럼 될 수 있을까
오늘도 바라고 기다릴 뿐이다.
그처럼
화려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그들을 닮고 싶다.
멋지게 인생을 누리는
그 사람들을 닮고 싶다.
걱정 없이 그들만의 세계를 살아가는
그 모두를 닮고 싶다.
다만, 나는 살고 싶다.
늦은 밤
이제서야 돌아오는 그 사람
나를 위해
우리를 위해
살아가는 그 사람
그 무엇보다 나는 살고 싶다.
아버지.
그처럼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