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차 창작콘테스트 공모전 시 부문 - <옷장 속에 곱게곱게 구겨 넣은 나의 꽃> 외 4편

by 크리스쿄옹 posted Jun 0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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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장 속에 곱게곱게 구겨 넣은 나의 꽃





옷장 속에 곱게곱게 구겨 넣은 나의 꽃.


곱게 개여서 곱게 접힌 나의 눈물과 곱게곱게 구겨진 나의 꽃.


곱게곱게 구겨진 하얗던 나의 꽃.


곱게곱게 옷장 안에 들어가나는 울겠지.


곱게곱게 구겨서 도망쳐야지. 옷장 속으로 









좋을 텐데




나를 스쳐 지나가는 바람을 손으로 잡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나를 스쳐 지나가는 당신을 손으로 잡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천 개의 바람이 천 개의 당신이 스쳐지나가는 것을 손으로.


이 두 손으로 잡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그저 내 곁에 머물러 있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예쁜 순간




너의 예쁜 순간은 조용히 침묵이 일렁인다.


물방울이 아른아른 꽃잎에서 떨어지는 순간이 너의 가장 예쁜 순간이다. 


빛줄기가 너의 뺨에 닿는 순간이 너의 가장 예쁜 순간이다. 


소근소근소근 고운 먼지가 귓가를 간질이는 순간이 너의 가장 예쁜 순간이다. 


세상에서 가장 예쁜 순간이다.






아직 밤이란다.




어느 날 너의 머리 위로 새빨간 피가 내리기 시작했어.


너는 우산을 폈어. 


새빨간 피는 점점 강해졌어.


우산은 찢어졌고, 너는 새빨간 피를 피해 달아나지만 달아날 수 없을 거야.


너의 온몸은 새빨간 피로 범벅이 되어가고 점점 새빨간 피는 너의 온 세상에 가득 차.


너는 숨이 막혀와.


숨을 쉴 수가 없어.


네 발목을 잡아당기는 새빨간 손목들. 


정말로 정말로 이대로 너는 가라앉아 버렸어.


네 곁에는 아무것도 없어.


새빨간 너는 눈을 감았어


.

.

.

.


쉬잇.


악몽을 꾸었니?


아직은 밤이란다.


창밖에 예쁜 달이 아픈 너를 위해 빛내고 있는데 보지 못했니? 


저런, 구름이 잔뜩 꼈구나.


아직은 밤이란다.


쉬잇.


지금은 보이지 않지만, 예쁜 별들이 너를 위해 빛내고 있단다.


괜찮아. 아직 밤이란다. 








어디로 가야 하나요?




깊은 꿈나라에서 손을 내민 당신은 한 줌의 재가 되어 날아갔어요. 


보고 싶으면 어디로 가야 하나요? 


우산들이 쏟아지는 우산들의 나라에도 당신은 없어요.


연기가 뿌연 기차가 지나가.


여기 끝자락에 서있어.


고개를 들자 무지개가 떠있어요. 


노래자락에 숨어든 눈동자를 나는 바라볼 수 없었어요. 


긴긴밤이 가도록 또 또 되새겨서 너덜너덜해진 작은 글씨가 되었어요.


또다시 시간이 지나버렸어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죠. 


나는 어디로 가야 하나요?  








이름:송유경

전화번호:010-2661-1852

이메일:zmfltmdbrud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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