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
어둠이 내려앉으면
하늘을 올려다보라
어둠이 있으면 별이 있다
햇빛이 별을 가리면
땅을 내려다보라
밤새 별빛을 머금은
꽃봉우리가 발하여
별빛을 내뿜을 것이다
언제나 별빛은 존재한다
고개를 움직이지 않아
보지 못했을 뿐이다
<나빗바람>
강풍에도 끄떡없던 너는
나비의 날갯짓에 넘어졌다
멍하니, 나비를 올려보았다
나빗바람을 맞으며
<클로버>
살랑이는 녹색의 춤, 클로버밭
너는 잎 네개 클로버를 찾아본다
세잎, 밟힌다
세잎, 뭉개진다
세잎, 뜯겨버려진다
세잎은 누워서도
잎이 자라길 빌겠지
네잎이 되길 빌겠지
클로버밭을, 만드는건, 너임에도
<우리의 대화>
침묵의 대화
미동없는 입술
마주보지 않는 눈
두들기는 자판. 나
띵동
두들기는 자판, 너
우리의 대화법
<별이였으면>
땅거미가 내려앉을 때 즈음의 버스는
텅 빈 채로 달려간다
비어있는 창가자리에 몸을 기대어
창 밖을 바라보면 하늘에 떠있는 빛
별일까 비행기일까
별이면 좋겠다
수고했다는 듯이 부드럽고 노랗게 감싸주는
괜찮다는 듯이 묵묵히 지켜봐주는
별이었으면 좋겠다.
<소라>
소라 없는 껍데기는
파도의 소리를 들려준다
땅으로 돌아갈 인간도
영혼의 소리를 들려준다
내 껍데기에는
별의 소리가 들렸으면 좋겠다
귀를 대면
한낱 초원이 아닌
별빛이 노랗게 감싸는 우주를
상상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