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차 창작콘테스트 시 부문 - <별빛> 외 5개

by 이태준 posted Jun 06,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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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

어둠이 내려앉으면

하늘을 올려다보라

어둠이 있으면 별이 있다

 

햇빛이 별을 가리면

땅을 내려다보라

밤새 별빛을 머금은

꽃봉우리가 발하여

별빛을 내뿜을 것이다

 

언제나 별빛은 존재한다

고개를 움직이지 않아

보지 못했을 뿐이다


<나빗바람>

강풍에도 끄떡없던 너는

나비의 날갯짓에 넘어졌다

멍하니, 나비를 올려보았다

나빗바람을 맞으며




<클로버>

살랑이는 녹색의 춤, 클로버밭

너는 잎 네개 클로버를 찾아본다

 

세잎, 밟힌다

세잎, 뭉개진다

세잎, 뜯겨버려진다

 

세잎은 누워서도

잎이 자라길 빌겠지

네잎이 되길 빌겠지

클로버밭을, 만드는건, 너임에도

 

<우리의 대화>

침묵의 대화

미동없는 입술

마주보지 않는 눈

 

두들기는 자판.

띵동

두들기는 자판,

 

우리의 대화법


<별이였으면>

땅거미가 내려앉을 때 즈음의 버스는

텅 빈 채로 달려간다

비어있는 창가자리에 몸을 기대어

창 밖을 바라보면 하늘에 떠있는 빛

 

별일까 비행기일까

별이면 좋겠다

수고했다는 듯이 부드럽고 노랗게 감싸주는

괜찮다는 듯이 묵묵히 지켜봐주는

별이었으면 좋겠다.


<소라>

소라 없는 껍데기는

파도의 소리를 들려준다

 

땅으로 돌아갈 인간도

영혼의 소리를 들려준다

 

내 껍데기에는

별의 소리가 들렸으면 좋겠다

귀를 대면

한낱 초원이 아닌

별빛이 노랗게 감싸는 우주를

상상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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