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 창작콘테스트 시 공모 <어린 연인> 외 4편

by 나무인형 posted Jun 09,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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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연인



손이 고운 그대

뒷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자면

왜 막연한 눈물이 글썽이는지

너무 좋아도, 눈물이 난다면서요


용감하지만 현명한 그대

그대 뒤에 서면 모든 바람 막아줄 것만 같아도

내 안의 시름 차마 말할 수 없어

외면하고픈 오늘의 괜한 우려들


섣부른 약속은 두려우니까

아직은 세월을 쌓아갑니다








깨어진 깨어진 마음은

조각나 조각나 있는지

아니라 아니라 말해도


새카만 밤마다

하얗게 흔들려






신기루



수많은 하루 중 그대의 하루를 알 수 없던 나

손끝에 닿아있으나 만져지지 않던 그대의 얼굴을

무참한 시간 속에서 끊임없이 부르기만 하다가

잡을 수 없는 그대의 부재를 나 그만 잊으려 하네


간절했던 그대가 내 사람이 아니었다니






위선



이제 조금만 더 기다리면

당신과 공유한 날보다 공유하지 못한 날이 더 많이 지난 셈이 된다


나는 여전히 당신이 밉고 싫다

나는 당신을, 꿈에서라도 더 이상 마주치고 싶지가 않다


그리고 그것은

멈추지 못한 내 사랑을 가리기 위한 수작에 불과함을

사실은 알고 있다


당신은 당신이며, 신이며, 종교이며, 첫사랑이자 끝나지 않은 사랑이고,

그리고 다시 당신이다


나는 당신과 함께 내 모든 종교를 통째로 잃었다

나는 무력한, 혹은 무정한 당신이라는 신을 더 이상 믿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도

피할 수 없는 내 소망을 가리기 위한 핑계에 불과함을

사실은 알고 있다



나는 오늘도 위선을 입고 당신을 위해 살아간다






익숙한 습관



나는 수도 없는 당신을 꿈꾼다

당신은 매일 밤 다른 모습이지만

결국 내 옆에 존재하고 있다는 같은 결말


나는 아무 것도 당신에게 묻지 않고

내게 와 준 것을 의심 없이 믿어버린다

꿈이라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는다







임미정

ootdaydream@nate.com

010-9031-4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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