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연인
손이 고운 그대
뒷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자면
왜 막연한 눈물이 글썽이는지
너무 좋아도, 눈물이 난다면서요
용감하지만 현명한 그대
그대 뒤에 서면 모든 바람 막아줄 것만 같아도
내 안의 시름 차마 말할 수 없어
외면하고픈 오늘의 괜한 우려들
섣부른 약속은 두려우니까
아직은 세월을 쌓아갑니다
별
깨어진 깨어진 마음은
조각나 조각나 있는지
아니라 아니라 말해도
새카만 밤마다
하얗게 흔들려
신기루
수많은 하루 중 그대의 하루를 알 수 없던 나
손끝에 닿아있으나 만져지지 않던 그대의 얼굴을
무참한 시간 속에서 끊임없이 부르기만 하다가
잡을 수 없는 그대의 부재를 나 그만 잊으려 하네
간절했던 그대가 내 사람이 아니었다니
위선
이제 조금만 더 기다리면
당신과 공유한 날보다 공유하지 못한 날이 더 많이 지난 셈이 된다
나는 여전히 당신이 밉고 싫다
나는 당신을, 꿈에서라도 더 이상 마주치고 싶지가 않다
그리고 그것은
멈추지 못한 내 사랑을 가리기 위한 수작에 불과함을
사실은 알고 있다
당신은 당신이며, 신이며, 종교이며, 첫사랑이자 끝나지 않은 사랑이고,
그리고 다시 당신이다
나는 당신과 함께 내 모든 종교를 통째로 잃었다
나는 무력한, 혹은 무정한 당신이라는 신을 더 이상 믿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도
피할 수 없는 내 소망을 가리기 위한 핑계에 불과함을
사실은 알고 있다
나는 오늘도 위선을 입고 당신을 위해 살아간다
익숙한 습관
나는 수도 없는 당신을 꿈꾼다
당신은 매일 밤 다른 모습이지만
결국 내 옆에 존재하고 있다는 같은 결말
나는 아무 것도 당신에게 묻지 않고
내게 와 준 것을 의심 없이 믿어버린다
꿈이라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는다
임미정
010-9031-49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