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차 창작콘테스트 공모전 시 부문 <참는다> 외 4편

by 류희경 posted Jun 10,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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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는다>

한 입 물면 날아가 버릴 것 같은

먹고 싶어 전화기 젖꼭지 눌러댄다

신호음 꼬끼오 하며

우렁차게 날 반기지만

사실

목소리 주인공

너무나도 슬프게 울었을 것이다

미친 듯 들끓어대는 기름 앞에서

떠밀리기 전 마지막 외침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구름 위를 날고 있는 닭 한 마리

문득 생각나

전화기를 내려놓고 라면을 끓인다



<디스>

차가운 내게 안겨

뜨겁게 타오르던 녀석 꼬꾸라진다

손짓 한 번에 자신이 선택되었다며 신이나

하얀 정장 입고서 세상으로 나간 지 채 하루도 안되어

머리 새까맣게 질린 채 돌아와서는

고용주에게 내장까지 빨렸다며

하소연 하는 친구

그세 키마저 줄어 든 건지

엉덩이 노랗게 오줌 지린 채

자신 한 순간의 연기였을 뿐이라며

서글픈 눈물 재로 만들어 떨어뜨린다

세상에 말 없던 놈 너무나도 분했는지

한 순간 치익- 소리내고

재떨이라 불리는 내게 파묻혀 흐느낀다





<그림자>

날 따라하는 것이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나 태어날 때부터 따라다닌다

그런 너에게

몰래 편지 한 통 쓰고 싶어

잡지 책 들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연예인 간미연 치마 속으로

네 검은 머리 덮어 둔다

이제는 날 못 보겠지 안심하며

너에게 몰래 하고 싶었던 말 끄적이나

함께 한 시간 길어선지

녀석

이제 눈 감고도 내 행동 따라한다





<검은 것>

새도 아닌 검은 것

미친 듯 날아다니다

내 하얀 팔뚝 위 착지해

긴 더듬이 흔들며

안녕이라 인사한다

검은 밤

머리 속 하얗게 얼어붙고

가위 눌린 것 마냥 온 몸 굳은 것

소름이 날 흔들어 깨운다


비명과 함께 떠나가 버린 너

광택 흐르는 검은 날개 아닌

새하얀 날개 가진 숙녀였다면

이 밤 중 찾아온 너

아침까지 붙잡아 두었으려만


내 머리 털보다 긴 더듬이

흔들어대던 너는 이제 없지만

추악한 욕망 그 검은 것

검은 밤 중 머리 속 날개 퍼덕인다





<나비>

나비는 기분이 나쁘다

나비라고 불려서 기분이 나쁘다

그렇기에 한 마디

너희는 오빠 누나라 불러주길 바라면서

왜 나를 아저씨 아줌마라 부르느냐

번데기라 불러라

내 젊음 고치 속 있을때다



이름 : 조현웅

전화번호 : 010-9517-9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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