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차 창작콘테스트 공모전 시 부문 <유월의 풍채> 외 4편

by 조윤주 posted Jun 10,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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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의 풍채

말라붙은 여름사이로

폭우가 쏟아졌고

하늘이 빗물에 번져

머리 위로 숲이 울창하다,

여름을 짖어대는 매미 밭 사이로

덜 마른 수채화처럼 청아하다

 

여름의 화폭에 젖을 수 있다면

나뭇잎 사이로 떨어지는 그림자에

짙은 코발트색의 바다에 잠길 수 있다면

 

먼지 낀 사각의 도시에서

모르는 척 물을 엎질러

그대로 말라버리고 싶은 생각에

나는 잠시 잠기리다

 

역광

그대는 역광인가

밝아질수록

나는 그림자진다

 

그 속을 유영하는 나는

잿빛의 사랑에 콜록거리며

황홀한 빛을 삼킨다

 

그대는 영영

잡히지도 맺히지도 않는

불완전한 반짝임인가

 

자색의 봄

어머니의 갈라진 등 윌

언젠가부터 제비꽃이 피었다

한 송이 씩 필때마다

어머니는 매일 저녁

물든 하늘과, 마당에 넓게 퍼진

물 아지랑이 그림자들을

손으로 어루 만지셨다

이것이 세월이구나 하며

우리 집의 모든것은

어머니의 쓸쓸한 손길을 탔다,

그렇게 제비꽃은 활짝 피어

어머니의 굽은 등에서 만개한다

그대로 푹 쓰러진 어머니는

피어오른 춘화경명을 뒤로하고

마냥 쓰라렸던 세월에 순응하며

그대로 땅으로 회귀한다

아마, 어머니가 피어낸 꽃밭은

등이 굽어감에도 앓고싶지 않았던

손길이 닿지 못한 황홀한 시련이리라

 

설경

온 세상을 뒤덮어도

나 하나는 우뚝 서있다

모두 감춰진다 해도

덮이지 않는 것은 나의 몫이다

 

손만데면 스러지는

진실도 거짓도 녹아내리는

순백의 세상이 도래할때

 

흩날리는 눈바람에도

나는 홀로 흥건히 녹아있다

 

진눈깨비

그대는 녹으나

세계는 그대로다

겨울도, 그 해의 추위도

 

그대가 닿으면

내 어깨는 무너진다

이륙할 수 없는 아픔이

내 세계로 추락한다

 

너는, 너 그대로 낭만이다

너 그대로 겨울이다

닿아 순식간에 사라져

이 고통이 완연하리다.

 

 -

이름:조윤주

이메일:y97083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