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차 시부문 공모 - 그녀 외 4편

by 세고양이 posted Aug 08,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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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


은빛 실로 꿴 달

흔들리는 목소리

무너져 내리는 새벽


읊조리다 새긴다,

사랑하다 잊는다,

걷고 또 걷는다.


왜,

그 무게,

입가의 주름,

파르르 떨던.


찬 공기에 퍼지던

입김으로

서로를 녹여주었다.







*


한 잔의 미학


네가 떠나 버렸다고,

한숨 한조각 나올까.


거품, 거품 모두

사그라지면 그뿐.


자정 즈음,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긴긴 밤중

감정의 찌꺼기 소용돌이

꿀걱꿀걱 삼키며


홀로 오도커니

바라보면 그뿐.






*


가을이 성큼



여행에서 산

목각 고양이 달력


서투른

조각조각 엉성한

솜씨 그 사이로

기억이 스민다


뙤약볕 걷고 또 걷고,

그날의 온도 떠올리며

손사래를 쳤지만


살결에 켜켜이 쌓인

햇살, 아름드리 그늘져

입꼬리가 노을진다


하루만큼 점점

하늘도 드높다 째각째각

흐르는 공기


외로운 바람에도

눈 감으면 색색의 물고기

미끄러지듯 지나친다





*


책장


오랜만에

눈에 밟혀

그 목소리 꺼내보았더니


몰랐던 앙금

휘휘 엉망진창이 되었다


비가 내린 진흙탕

수면위에 비치는 잔영들

물방울 물방울 서로

더하고 더하여

 

일그러졌다


보름달 뜨자

뽀얀 먼지 반짝여

더는 손댈 수 없었다


남은건 오로지 한 권의

그대






*


찰칵


한 글자 한 글자 무게감

 

아픔의 무게는

저마다 다른 표기방법이 있어

 

똑같은 목소리는 없어

 

사랑을 사랑을

박제할 수 없다는 걸

순간에 담으려 해도

플래쉬가 없는 걸

 

선인장의 꽃

일년중 하루

 

징검다리 폴짝폴짝

, , 수풀, 땅 바닥

 

백지에 검은 연필

겹쳐 쓴 종이자국 그 흔적

 

아름다운 언어

뒤이어 나는 비릿함

 

끝도 없는 새벽

그리고 Enter...















응모자 : 이유진

(equilibration1@naver.com 01o. 939ㅣ.46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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