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차 창작콘테스트 시 부문 4편 공모

by 대청마루 posted Apr 0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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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의 산책길

나에게는 꿈만 같은 그 사람

눈 속 깊이 아득하게 그려보는 그 얼굴

허공에 깍지를 껴보며 걷는 산책길


몽중속의 아련함이 맴돌아

꿈속이 이어지듯 일상을 살아내던 어느 날

그대가 서 있었다.


깨지 않는 꿈이기를 꿈꿔보며

잠시 눈을 감고 혜풍속에 스며들었다.


겨울잠


붉은 열매를 따러

떨어진 잎사귀를 따라 걷는다.


숨을 크게 쉬고 내뱉으니

연회색의 안개가 눈을 가렸다.


꽉 쥔 두 손에 끈적한 비가 내렸다.


눈으로 흘려보내주었다.


밤을 입은 나무가 몸을 떤다.

하얀 이불을 덮어주었다.


화사한 베개를 베고

조금 긴 잠을 자야겠다


황혼의 나무

햇살이 산 너머 아침을 비출 때

잎사귀가 고개를 떨구며

밤새 고인 이슬을 흘려보냅니다.


쌀쌀한 바람이 흥얼거리는

구슬픈 노래 가사는

주변을 맴돌며 떠나질 않습니다.


이제 시들어진 잎과

거칠어진 껍질만이 남았고,

둥치에는 그 어느 하나 기대지 않네요


홀로 멍하니 낙엽이 떨어지는 것도

모른 채 햇살을 흘려보내며

나이테 한 줄을 더 긋습니다.


황혼을 맞은 들녘에서

고즈넉한 밤을 맞으며

다시금 황홀했던 꿈을 꿔봅니다.


봉제인형

거실 한복판에 있는 인형에


내가 너를 좋아하는 마음보다

네가 '나를 좋아해 줄까'라는 생각 한 땀,


내가 하고 싶어 하는 마음보다

내게 '현실적인 조건일까'라는 생각 한 땀,


내가 주고자 하는 마음보다

당신에게 '받을 수 있을까'하는 생각 한 땀,


내가 즐기려는 마음보다

내가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 한 땀,


마음보다

생각 한 땀,


상처받지 말라고

마음 위에 덧댄 생각이

봉제선을 뚜렷하게 남겼다.


어느새 커진 봉제인형을 집어 들어

아무 곳에 널브러지지 않게 진열장에 가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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