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차 공모전 '눈물' 外 4편

by 김환진 posted Sep 29, 2015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눈물/김환진


울고 싶어서 우는 게 아니다.

근데 눈물아, 너는 왜 마음대로 흐르니

닦으면 또 다시 내려오고

닦으면 또 다시 내려오고

널 막기 위해서 괜스레 흐려진 하늘을 바라본다.

잠시 눈에 고여있거라, 눈물이여

다시 누군가를 위해 뜨겁게 흐를 때까지는

그 날이 온다면, 다시 흘러내려

내 마음의 상처를 달래다오


스탠드/김환진


스탠드야, 너를 밝히는 것은

내 마음도 함께 밝히는 것이다.

그 조명 아래 움직이는 몽땅연필이

내 마음을 써내려간 후에, 

뚝 하고 부러질 때쯤이면 

너도 다시 함께 깊은 수면에 빠져든다.

내일도 같은 시간에 내 마음을 밝혀다오.


왁스/김환진


찰랑이는 머리결을 수건으로 비벼댄다.

젖은 수건을 다시 걸어놓은 뒤에

윙 이라는 소리와 함께 한번 더

머리결을 말려본다.

그 옆에 놓인 동그란 왁스,

뚜껑을 오른 쪽으로 돌려본다.

손가락에 살짝 묻히자

왁스가 내게 물어본다.

'오늘은 어떤 이미지를 만들고 싶니?'

5초 후에 나는 손가락으로

천천히 대답을 한다.


환승/김환진


환승입니다.

환승입니다.

환승입니다.

총 세번의 환승 메시지가 울려야만

나는 목적지에 도착한다.

첫 번째 메시지의 설렘,

두 번째 메시지의 설렘,

세 번째 메시지의 설렘,

마지막으로 그대를 만난 내 설렘


드럼/김환진


드럼은 오늘도 신나게 두드려 맞는다.

영문도 모른 채, 몇 시간을 회초리로 맞는다.

드럼은 아프다고 계속 소리를 내지만

그럴수록 더욱 쎄게 두드려 맞는다.

드럼은 사실 알고 있는 거다.

자신의 아픔이 더할수록

그대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음을





Articles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