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차 창작콘테스트 시 부문 응모작 '인간 분실물센터' 외 5편

by JOY posted Oct 01,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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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분실물센터 

  

나는 오늘도 여기에서 기다립니다

자신의 근원보다 더 무거운 철문이 굳게 닫친

빛 한점 들어오지 않는 오독의 시간 속에서

나는 기다립니다

  

얼마가 지났는지

여기가 어디인지도 모르고 기다립니다

  

당신이 나를 영영 찾을 수 없을까봐

그만 모래성처럼 무너질까봐

내 이름을 적어나아갑니다

당신이 나를 부를 때까지

 

철컥,

조바심은 아주 가벼운 소리로 다가오고

이번만큼만은 제발 나를 지나치지 않기를

그대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철컥,

기다림은 아주 가벼운 소리로 사라지고

나는 오늘도 여기에서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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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의 강아지

   

비 내리는 이른 아침에

어느 집 마당에 앉아

비를 맞으며 앉아있는

강아지 한 마리가 있습니다

 

비를 맞아 무거워진 털들을

털어낼 생각은 하지 않는지

그 자리에 앉아

꿈쩍도 하지 않고

맞은 편 길을 바라보며

가만히 앉아있습니다

 

누구를 기다리는 건지

아니면 자신의 기분이

지금 내리는 비와 같은 건지

그 자리에 미동도 없이 있습니다

 

그대를 기다리는 나도

내리는 비를 맞으며

펑펑 울며 나의 마음을 꺼내보고 싶지만

미동없이 앉아있는 강아지를 보며

흘러내리는 눈물을 참아봅니다

 

기다림이라는 포장 속에서

나의 행동을 정당화하며

그대를 기다리는 일이

진심인지

미련인지 아니면 혼자만의 만족인지

나는 알 수 없기에

 

빗속의

강아지에게 물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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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건 새끼 손가락

 

  

젊은 나이에 얻은 아이가 한명 있습니다

  

나를 닮지는 않지만

항상 이쁜 짓만 하지는 않지만

나에게는 세상의 어떤 아이들보다

예뻐보이는 여자아이가 한명 있습니다

   

파랑색 원피스에 하얀 땡땡이 무늬를 좋아하고

매미처럼 어디 붙어있기를 좋아해서

놀이터 타이어나 내 등에 붙어

해맑게 웃는 아이가 있습니다

  

편식을 하면 안 된다고 다그치며 혼을 내도

풀이죽어있다가도 안아주면 내 품에 안기고

안 졸리다고 칭얼대다가도 내 무릎위에서는 잠들어버리는

한없이 겁을 내다가도 내 손을 잡으면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남편 없는 아이라는 주변 사람들의 손가락질과 눈빛이

따갑고 불편해도 나와 함께 있어서

행복해 하는 아이를 보고 이 손을 놓고 싶지는 않습니다

  

지금은 떨어져 있어도

조금 뒤에 좀 더 자라고 나면

내가 그 아이를 찾아갔을 때

그 아이가 날 원망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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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의미


내 맘의 꽃씨가 그대 마음에

꽃밭을 이루기를 원합니다

 

지금이 아니면 기회를 놓칠 것 같아서

무작정 기다리다보면

차가운 겨울이 다가올 것 같아서

투박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표현한 나의 말이

비록 멋있는 말은 아니지만

저의 진심을 담은 말이었습니다

 

그대에게 건넨 수줍은 한 송이의 장미를

나도 모르게 떨리는 손에 힘을 주고

조심스레 마음을 담아 그대에게 드립니다

 

짧은 만남 그리고 얼마 되지 않는

그대라는 사람을 알아가기에는 부족한 시간이었지만

나의 모든 마음을 사로잡은

그대를 찾은 것에 저는 행복합니다

 

비록 많은 것을 잃었지만

그것들보다 더 큰 가치를 가진

그대가 내 옆에 있어만 준다면

서로의 많은 것을 희생해야 되는 사랑이라면

지금 이 순간에 나의 진실한 마음을 표현하고

앞으로 더 이상 후회하지 않도록

용기 없이 지내왔던 삶을 되돌아보며

그대에게 진심을 담은 장미꽃을 건냅니다

 

장미의 꽃말은 사랑

 

저의 꽃말은 당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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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하늘색으로 칠해진

한 폭의 수채화 같은 하늘위에

수놓인 새 하얀 실들을

뭉쳐 만들어 진 것 같은 구름으로

그려진 그대의 초상화를 바라보며

혼자만의 전시회를 들판에 누워

하늘 가득히 그대를 펼쳐놓습니다

   

긴 생머리를 휘날리며 서있는

그대의 모습이

마치 나를 바라보고 있는 그대인 것처럼 보여

잠시 그 자리에 멈춰서

눈을 깜빡이며 기다립니다

 

구름이

불어오는 바람을 이기지 못해

작은 조각으로 사라지는

사라지는 모습을 보며

큰 한숨을 내어 쉽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호기심이 많은 아이처럼

그대를 보여줄 것만 같은

마법의 구름을 찾아서 눈을 돌릴 때

나의 눈앞에 그대가 서있습니다


바람이 불어도 사라지지 않는 그대가 지금

내 앞에 서있습니다

나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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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모자 성명 : 장한기쁨

이메일주소 : jhgb1212@naver.com

연락처: 010-2978-36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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