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성
하고 있는 걸 계속하려 한다는데
나는 그 법칙마저 무시하는 듯
사고가 날 뻔한 자동차처럼
급히 멈춰 섰다
내가 찬 저 축구공도 조금이라도 더
앞으로 가고자
땅을 향해 계속하여 몸 던지는데
몸을 던지기는커녕
시선 하나도 어느 한 곳에 던지지 못한다
기억을 잃어버린 듯
어디로 가고 있었는지 방향을 잃어버렸다
어쩌면
잃어버린 것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처음부터 방향은 없었을지 모르겠다
그래서
지금 멈춰있는 게 아닌가
아직
앞으로 간 적도 없었으니
계속 멈춰있으려 한 것이 아닌가
빠르게 달려왔다고
움직였다고 생각했다
여기저기 안 가본 곳이 없었다
내 마음은 멈춰있는 줄 모르고
약
외로움이 당연하단 걸
혼자서 살아가는게 인생이라는걸
혹
알지 못했더라면
지금 이 외로움을 핑계라도 댈 텐데
모르는게 약이라던데
그 약은 병이 생기기전에 먹는
약인가보다
내일하자
벌레가 빨리 움직이는 건
그나마 짧은 삶을 채워보기라도 하는걸까
난 이렇게 긴 삶이 있다고
안심하기만 하는 건가
내가 원하는 건
시인들이 말한다
삶은 외로운 거라고
외로운 시간과 싸우는 거라고
근데
나에게 필요한 건
그런 사실이 아니라
지금 이 시간이 외롭지 않을
너를 원한다
어떡하지
엄마,
내 양말 어딨어?
엄마,
내 교복 어딨어
엄마!
엄마!
나는 지금 어딨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