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색 외 2편

by 무생 posted Oct 03,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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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색


잘못한 것 없는 너지만은 약간의 섭섭함

시원하게 다 들어내지 못한 찝찝함

오래된 페인트 껍데기마냥 녹슬고 갈라졌는데

또 떨어지지는 않는

조각조각 모여 생기는 녹슨 미련


너를 만나던 날 하늘빛으로

파랗게 색칠하고 싶다



랑데부에서

한 공간을 온전히 느끼려면

최소한 며칠동안은 매일 몇시간씩 그곳에 있어야 한다.


낯선 것들이 익숙해지고

미묘한 변화가 눈에 띄고

그 공간에서 느꼈던 감정들이 다시 방문했을 때

향기처럼 코를 간지르게 될 때 그 공간을 온전히 느꼈다 할 수 있다.


한 사람을 온전히 느끼려면

최소한 몇 년 동안은 같이 있어야 한다.


낯선 모습에 익숙해지고

낯빛과 표정변화가 눈에 띄고

작년 환절기에 걸린 감기를 떠올리고는

조심하라고 따뜻한 차 한잔 대접할 수 있을 때 그사람을 알았다고 할 수 있다.


얼마나 나는 좋아했을까.
후에 생각나는 푹 익은 감정말고
그 당시 그 장소의 나는 너를 얼마나 좋아했을까


웃음꽃


꽃들은 피고, 씨앗을 남기고, 시들어 지는데

왜 네 웃음꽃은 피는 곳마다

행복의 씨앗만 뿌린 채 질줄을 모르는가




정기연 01054297382 kyunsign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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