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차 창작콘테스트 시 부문 응모작 미완성 작품 외 4편

by 매홧잎 posted Oct 0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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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성 작품


동네 어귀로

하얀 도화지가 들어선다

도화지 속 유년이 따라 들어온다


유년이 자란만큼 동네는 작아지고 

작아진 동네를 도화지가 담는다


도화지에 채색이 되고 

덜 고운 빛깔로 꽃몽우리 맺는다


꽃이 활짝 필 때까지

하얀 도화지에 채색이 이어진다





어둠


칠흑 공포가 사방을 가리고

내 몸을 삼킨다


흐릿한 통로 끝에 

넓은 광장이 나온다

공원이다


햇살과 바람이 한데 어울리고 새소리에 간지럼 타는 나뭇잎

평화롭다


어둠은, 더 밝은 공간을 

내어 주기 위한 준비


공원 구석구석을 걷는 사람처럼 

나는 준비 중이다






비가 오는 이유


환히 웃는 해를 보며 너는 말한다

너의 웃음은 너무 환해 앞을 볼 수 없다고

너의 웃음은 없느니만 못하다고


이불로 얼굴을 덮고 눈만 내민 해에게 너는 말한다

늦었다고, 이제는 그 눈조차 나를 불편하게 한다고


이불로 모든 걸 가린 해에게 너는 말한다

더 이상 웃지 말라고 

너의 웃음은 모든 사람에게 불편을 준다고

해는 비로소 울음을 터뜨린다






너와 같기에


항상 고민 하나 없이 웃고 다니는 나이지만

너에게는 그렇게 보이겠지만


나도 너와 같기에


내게 닥친 상황에 좌절하고

목 놓아 울고 싶을만큼 힘들어 하곤 해


항상 속 편하게 뛰어 다니는 나이지만

너에게는 그렇게 보이겠지만


나도 너와 같기에


누군가를 미워하기도 하고

그 사람에게 실망하기도 해


언제나와 같이 활기찬 나이고 싶지만 

매일매일 웃으면서 살고 싶지만 

무얼 해도 너무너무 힘들어서

하루하루가 지옥이라서


이제, 그만 하고 싶다

모두 포기하고 싶다






안경


문득 잠에서 깨어난 날

흐릿한 내 눈 속으로 엄마가 들어온다

우두커니 거실에 홀로 앉아있는 엄마

엄마를 자세히 보기 위해 안경을 낀 나는

슬그머니 안경을 벗었다

선명한 내눈으로 들어온 엄마의 눈물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내 자신이 부끄러워

그저 안경만 벗었다



응모자 성명 : 정용훈

이메일 주소 : aoghktdlv@naver.com

연락처 : 010-6346-2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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