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외 1편

by 둘리 posted Aug 03,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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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회

너를 만났다.
너를 보았고
너의 향을 맡았다

여전히 그대로인 너의 시계
너의 눈동자

멈춰버린 것 같은 시간 속에서 너와 나는 존재하고
흔들리지 않는 눈동자로 마주한다

서로를 보고 웃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초연한 것인가

다음을 기약하는 목소리 속엔
홀가분함이 뭍어난다.

오늘을 맞이하기 까지 얼마나
긴 시간속에 존재해 왔던가

얼마나 무거운 발자국을 옮기며 우리는 여기까지 왔던가

문신처럼 새겨진 너의 향



여름날의 모기


무덥고 싱그럽던 그 해의 여름처럼
네 옆에 내가 있던 그 해의 여름
유난히도 모기는 나만을 물어뜯었고
그것이 네탓인양 나에게 미안해했다

 
몇 년이 지난 오늘의 여름
그대로인 것은
오직
네 옆에서 모기에게 시달리는 나를 바라보는 너의

미안한 표정


모기가 남기고간 빨간 자욱
그 자욱과 같이 너는 나를 물들이고 어디론가 날아가버렸다


환청인지 귀에는 윙윙 모기가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