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집 외 2편

by 거북이 posted Aug 04,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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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의 집

 

 

 마음에 고요한 집 한 채 짓는다

잡목들 사이로 드러난 호수는 누워

하늘을 바라보는 커다란 눈망울을

지그시 열고 풀기어린 물살을 초대한다

눈目 위로 바람이 몰고가는 잔물결들의

고요한 움직임이 비늘처럼 부서진다

별빛이 호수에 풍덩하고 떨어진 동안은

엷은 졸음이 이끌어 가는 파문波紋이었다

사실,  나는 깨알같은 잡음에 정서가 뜯겨

호숫가 깊은 물 안으로 잠시 쉴 만한

넓직한 바위를 징검다리처럼 놓을 때가 많았다

눈부신 가을이 호수에 제 몸을 드리울 때도

지나가는 구름을 불러 세우고 절반 쯤 지나가던

인생의 포구를 점검하던 중이었다

나 어린 동안의 자전거를 타고 가던 풍경이

초승달에 물드는 어스름녘이 되면

나도 모르게 키 크던 혼돈을 빠져나와

무한한 여름을 꿈꾸었었다

생각 어딘가에선 바람 한줄기 만으로도

상념이 따르던 마음이

한갓진 고요의 섬광을 그리워했던 게다

어느덧 물빛소리 솔솔 흐르던 풍광을 따라

달빛 휘어진 초승달 위에

마음까지 따라간 고요한 집 한 채

짓고 돌아온다

 

 

 

         겨울나기

 

 

분주한 햇살이

겨울을 엮어가는 동안

나는 그 안쪽

허름한 해후를 들여다

보기로 했다

햇살 안쪽은 추위와는 아랑곳 없이

내밀內密하고 있던 일이어서

어느 지경에 손을 두어야 악수가 될런지

선뜻 알 수가 없는 일,

정지되 있는 나무들이며 사물들이

무덤덤한 체로 낯가림을 하는 것 같으나

사람의 입김에 잠시

두려움이 깃들어 있어도

아, 그 속에서의 삶이란

매 일반 사람 사는 일이어서

추위가 햇살의 속내를 훓으려해도

잠시 동안의 온기는 그저 흘러가는

바람이라 하여도 좋을 만큼

허름한 사람들 손바구니엔

걱정도 없을 세월살이가

눈길에 난 발자국 따라

점점이 어둠 저편으로 사라져 가는,

겨울은 엄청난 경전을 펼쳐 보이고  있다

 

 

 

         문득, 사무실에서

 

 

외로움이라는 놈도

욕망이라는 터에서 자라 나오나 보다

벽에 숨어있는 그림자처럼

나다니질 못하고 스멀스멀 거리거나

두리번거리는 모습이

알고 보면

산다는 것에 뿌리를 내리고 있으므로

잘못 건드리면

맨드라미 꽃잎에도 밀릴 수 있는데

그것도 보석같이 단단해지고 나면

든든하게 세상 이기고 나갈 기억 하나

붙잡은 것 같아 넉넉한 웃음이

어깨에 실린다 

 

 

 

 

   성   명 : 이 강 복

  연락처 : 010 - 8265 - 6585

  이메일 주소 : lee6585k@naver.com

 

                             감 사 합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