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품은 너
매년 어김없이 가을이 오면
감을 먹을 수 있다며
행복해 하던 너의 얼굴
눈부시게 빛나던 가을의 태양은
감을 붉게 물들였고
너의 마음도 행복으로 물들였네
이제 가을이 되면
감이 주렁주렁 달린 감나무를 보며
나도 모르게 네 생각이나
수줍게 익어가는 그 모습이
참으로 사랑스럽게 느껴지네
네가 그랬듯이
봄날의 기억
눈부시게 빛나던 봄날
너는 한마디 말도 없이 떠나갔네
무엇이 그리 급하였을까
망설이는 순간 밀려올
슬픔의 파도가 두려워서였을까
따뜻해야 할 그 계절은
쓸쓸한 기억으로 남아
마음깊은 구석에 고이 접혀
언젠가 다시 맞이할
눈부신 봄날의 꽃으로 피어나길 기다리네
고귀한 그대여
누군가에게 따뜻한 미소를 지어줄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의 사무치는 추위를 알고 있다
누군가의 곁을 항상 지켜주는 사람은
혼자일 때의 쓸쓸한 외로움을 알고 있다
누군가에게 진심어린 위로가 되어주는 사람은
상처받은 영혼의 눈물 맺힌 아픔을 알고 있다
나 있는 힘을 다해 그대를 끌어안으리라
그 고귀한 영혼이 사라지지 않도록
그대여 울어라
그대가 웃었다
나의 눈물을 보지 못한 채
그대는 웃는다
나의 절규를 듣지 못한 채
그대는 웃겠지
나의 아픔을 느끼지 못한 채
그대여 울어라
칼바람 휘몰아치는 겨울날
고귀한 생명의 태동이
그대를 쓰러뜨릴 때
그때...
그대여 울어라
우울한 젊은 날의 꿈
외로워서 즐거워지려 했고
외로워서 사랑하고 싶었다
부끄러워서 당당해지려 했고
한심스러워서 떳떳하고 싶었다
마냥 행복하지 않은 내가 싫었고
한없이 작은 내가 싫었다
언제쯤이면
꿈꾸는 나는 꿈꾸던 내가 될 수 있을까
그때가 되면
나는 또 다른 나를 꿈꾸진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