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차 창작콘테스트 시 부문 응모작 <네 청년과 노신사의 대화> 외 4편

by CSH posted Dec 02, 2015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네 청년과 노신사의 대화

자네들은 뭣 때문에 여기 서있나?

 

글쎄

 

그저 길을 가고 있었는데

문득

내가 지금 무엇을

향해 걷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글쎄

저는 말이죠

 

그저 길을 가고 있었는데

문득

저기 있는 장해물에

걸려 넘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글쎄

저는 몇몇과 함께

 

그저 길을 가고 있었는데

문득

내가 이들만큼

잘 걸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글쎄

저는 그랬어요

 

그저 길을 가고 있었는데

문득

이리 길을 걷는 것이

즐겁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럼 신사 분께선 왜 여기 서계시나요?

 

나는 말이지

이미 저어기 멀리까지 갔다가 다시

되돌아오고 있는 중이었다네



행복


눈 내리는

겨울 어느 날

폭신한 침대에 누워

두툼하고 보드라운 이불을 덮고

한 켠에선 오래된

옛날 노래가

또 한 켠에선 따뜻한

군밤 내음이

그리고 그 옆엔 함께

누워 도란도란 이야기꽃 피울

나의 사랑하는 이가

 

그때 나는 어렴풋이

행복

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너의 모든 선택은

내게

 

괜찮다

 

그것이 설령

포기라는 이름으로

다른 어떤 이의 질타를

받게 되는 것일지라도

 

너의 모든 선택은

내게

 

괜찮다


자책


오늘 하루도

나는 분명

너무나 힘이 들었는데

 

과연 나는

정말 힘들만한 일에

힘이 들었는가

정말 힘들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최선을 다했는가

정만 힘들었겠다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그런 일을 겪었는가

 

과연 지금

나는 힘들다

하여도 되는가


그리하지 말기를


힘들다 하여도 되는가

 

아니아니

그리하지 말기를

나의 고통은

나의 고통

누구의 허락도 필요 없는

나의 고통이다

 

묵묵히 견뎌내야지

 

아니아니

그리하지 말기를

스며든 고통은

스며든 고통

놔두면 결코 사라지지 않는

스며든 고통이다

 

그대여 부디

고통을 말하는 것에

주저함을 갖지 말고

고통을 지우는 것에

부끄러움을 갖지 말기를







이름 : 최서해

이메일 : seohae0304@hanmail.net

연락처 : 010 5091 0252


Articles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